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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 프로젝트

나의 SAP 공부 방법

 

SAP를 공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테지만, 그동안 내 경험과 다른 동료들과 대화로 추측컨대 역시나 "직접 해보면서 학습"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한 것 같다.

 

그런데 사실 그것부터가 진입장벽이다. 회사 도움 없이 개인이 "직접 해보면서 학습"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을 갖출 수 있을까? 몇 가지 이유로 굉장히 어렵다.

 

 

1. 실습할 수 있는 SAP 서버 자체를 구하기 힘들다.

 

일단 SAP를 사용하는 회사에 입사해야 가능하다.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서버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있긴 한데 1개월에 10~20만원 정도로 비용이 드는 걸로 안다. 입문자라면 대부분 신입 사원이거나 취준생이실 텐데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래서 입문할 수 있는 기회라고는 ① SAP를 사용하는 회사에 우연히 입사해서 우연히 해당 부서로 배치 받거나, ② 정부에서 지원하는 혁신인재과정이나 대학교의 연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써티를 취득한 후 관련 기업으로 입사하거나, ③ 아무 관련 없는 부서로 입사했는데 갑자기 회사에서 대규모 ERP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PI로 참여하거나 정도뿐이다.

 

그러니까 결국 ① 일단 입사를 한 후, ② SAP 관련 부서로 배치 받는 방법인데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울 때에 ①번부터가 벌써 불지옥 난이도지 않은가?

 

 

2. 공식 SAP 아카데미 교육 가격이 어마무시하다.

그럼 써티부터 따고 그 써티를 기반으로 SAP 관련 기업에 입사한다고 해보자.

 

써티를 딸 수 있는 유일한 루트인 공식 교육의 가격이 개인이 내기엔 어마무시하다. 2022년 기준으로 5일짜리 교육은 거의 300만원, 20일짜리는 거의 900만원에 육박한다.

 

이미 좋은 회사 입사해서 다니시는 분들은 회사 지원금으로 교육을 받기도 하시던데, 아까도 말했듯이 취업 자체가 불지옥 난이도인 요즘 시대에 그 정도 지원을 해주는 회사를 다니시는 분이라면 이미 성공하신 분이다. 많은 기회가 가까이에 있으리라 본다.

 

운이 좋다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SAP 혁신성장 청년인재 양성 프로그램> 같은 기회도 있는 걸로 안다. 나도 직접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블로그 후기 등을 보니 생각보다 취업 연계도 잘 되는 것 같더라.

 

 

3. 그야말로 "경력 있는 신입"이 아니고서는 진입이 어렵다.

그래서 운이 따르지 않으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본다. 대학교 때부터 SAP 관련 공부를 하고 오신 분들도 있는데 따지고 보면 그런 환경의 학교를 다닌다는 것 자체도 운이다.

 

회사에 입사했는데 우연히 SAP를 하게 됐다면 그것도 운이다. 이렇게 접하신 분들도 정말 많다.

 

(그런데 또 관점에 따라서는 그게 정말 운일까 싶기도 하다. 굳이 SAP 아니어도 세상에 좋은 일은 무지 많다)

 

 

 


 

 

되돌아보면 나도 정말 많은 운이 따랐었다.

 

(제 얘기를 짧게 해보자면) 나는 다니던 대학교에서 SAP 관련 교육 과정이 있어서 그걸 통해 입문하게 됐다. 이게 첫 번째 운이었다.

 

그 교육 과정을 통해 ABAP 써티를 땄다. 그리고 SI 기업에 입사했었고 부서 배치를 받게 됐다. 이때도 운이 작용했는데 인사팀에 내가 가진 써티를 근거로 어필해서 SAP 관련 부서로 배치 받았고, 그 회사에서 SAP를 하는 부서 중에서도 가장 분위기 좋은 곳으로 갔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운이 따랐는데 당시 모든 모듈에 하나씩 자리가 비어 있어서 신입인 내가 모듈을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었다. 이런 일은 진짜 웬만해선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것도 팀에 오자마자 바로 선택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에는 모듈 없이 ABAP 개발만 하는 시기가 6개월 정도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어떤 모듈이 나와 맞을지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었다. 당시 선배들과 대화하면서 SAP 모듈에 대해서 잘 모르던 내용들도 알게 됐었다.

 

그래서 선택했던 게 CO였다. 그리고 그 때부터야 회사 환경의 도움을 받아 SAP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다.

 

사실 그 전까지는 ABAP 정도만 조금 할 줄 알았을 뿐 모듈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다. 그런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랬다가 CO를 담당하게 되면서야 비로소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글에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는지 간략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이 글은 이미 SAP를 실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신 분을 위한 것이다. 이 얘기를 하려고 서론이 길었다.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자면 SAP 공부는 "직접 해보면서 학습"하는 게 가장 좋다. 직접 해볼 수 있는 환경도 있다면 그럼 뭐부터 해봐야 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래와 같은 방식이다.

 

 

  • SAP-PRESS에서 판매하는 퀄리티 좋은 책을 읽는다.
  •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당 내용을 직접 해보면서 실체를 느껴본다.
  • 회사 내에 있는 좋은 산출물, 매뉴얼을 찾아 읽는다.
  • SCN 위키, SCN 블로그, SAP Help, SAP Note 등을 찾아 읽는다. 
  • 비즈니스 관련 교과서를 읽는다. CO라면 회계원리, 원가관리회계, 중급회계 등을 공부한다.
  • (이 블로그처럼) 나만의 매뉴얼을 만든다.
  • 업무 경험을 쌓는다.

 

 

(1) SAP 교재

 

SAP-PRESS: https://www.sap-press.com/finance-controlling/co-implementation/topic/

에스프레스 튜토리얼: https://www.espresso-tutorials.com/shop/?_kategorie=controlling 

 

SAP 교재로는 SAP 아카데미 교재, SAP-PRESS 교재, 에스프레소 튜토리얼 교재 등이 있다. 이 교재들은 다 영어지만 만약 담당 모듈이 FI라면 한국어로 된 교재도 두 종류나 있어 다른 모듈보단 상황이 조금 낫다.

 

SAP 아카데미 교재는 SAP 정식 교육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교재다. 따로 구하긴 꽤 어렵다.

 

SAP-PRESS에서 판매하는 교재는 권당 7~8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에스프레스 튜토리얼에서는 더 싼 가격으로 교재를 판매하는데 나는 여기 걸 사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 그러니 SAP-PRESS 책만 얘기할 수 밖에 없는데 만약 이걸로 공부하시려는 CO 입문자시라면 나는 다음 책을 추천한다.

 

 

Configuring Controlling in SAP ERP

 

『Configuring Controlling in SAP ERP』는 CO 컴포넌트 전반을 다 다루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세팅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나만의 테스트 환경을 만들어서 처음 학습하고자 하는 분에게 좋은 책이다.

 

 

Product Cost Controlling with SAP

 

『Product Cost Controlling with SAP』는 SAP 원가회계에 입문하고자 할 때 가장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제조원가와 관련한 온갖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자재원장(Material Ledger)까지는 심도 있게 다루지 않는다. 자재원장은 과거 버전에는 없었다가 나중에 추가된 거긴 하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안 쓰는 회사가 없을 정도로 보편화된 내용이므로 반드시 학습할 필요가 있다.

 

 

Actual Costing with the Material Ledger in SAP ERP

 

『Actual Costing with the Material Ledger in SAP ERP』는 자재원장(Material Ledger)에 대해서 처음 배울 때 좋은 책이다. S/4HANA 버전으로 또다른 책이 나오긴 했는데 처음 배우기엔 이 책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다른 책들은 S/4HANA 버전이 나오면서 절판되었는데 이 책은 꾸준히 남아있는 걸 보면,  SAP-PRESS사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Profitability Analysis with SAP S/4HANA

 

CO-PA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다양한 모듈에서 PA로 데이터가 들어오기 때문에 그 흐름을 정확히 알아두는 게 꼭 필요하다. PA는 책이 여러 번 나왔었는데 이 책은 내 기억의 역사에서는 세 번째 책이다. 과거의 두 책은 절판됐다.

 

입문자라면 여기까지의 책을 추천하고 나머지는 관심이 생길 때마다 이것저것 사서 보면 좋다. CO가 어느 정도 됐다 싶은 분들은 다른 모듈 책도 보시면 좋다. 특히 CO는 FI, PP, MM, SD까지 다 알아두면 여러모로 살기 편하다. 다른 모듈과 소통할 일도 많고 내 영역뿐만 아니라 남 영역도 알아야 공감대도 가지면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FI는 한국어로 나온 『알기 쉽게 정리한 SAP FI』, 『SAP Bible FI (상), (하)』가 일단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좋다.

 

 

 

(2) SCN 위키, SCN 블로그, SAP Help, SAP Note 등

 

SCN 위키: https://wiki.scn.sap.com/wiki/display/ERPFI/ERP+Financials

SCN 블로그: https://blogs.sap.com/tags/165905235116577077914579113243106/

SAP Help: http://help.sap.com/saphelp_erp60_sp/helpdata/en/1e/e9293504e1fd77e10000009b38f889/frameset.htm

SAP Note: https://help.sap.com/viewer/5e23dc8fe9be4fd496f8ab556667ea05/2021.000/en-US/5cd170526837214fe10000000a445394.html

 

SAP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사이트들이다. 

 

 

SCN 위키

 

SCN 위키는 내용이 주제별로 잘 정리가 되어 있다. 다만 전체 흐름을 관통하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진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본 기초를 다진 후에 보는 게 이해하긴 더 쉬울 것 같다.

 

 

SCN 블로그

 

SCN 내에서도 블로그를 만들어서 글을 쓸 수 있다. CO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글이 올라오는데 나는 'FIN Controlling'이란 태그를 즐겨찾기해두고 본다. 여기도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다.

 

 

SAP Help

 

SAP Help는 CO의 서브 컴포넌트별로 정리되어 있는데 이게 SAP의 메뉴 트리와 같아서 찾아보기 굉장히 쉽고 편하다. Help의 장점은 무엇보다 SAP 공식 자료라는 점이다. 그만큼 공신력이 있다는 점이 좋다.

 

 

SAP Note 검색

 

SAP Note는 주제별로 내용이 정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 필요한 내용을 찾아 검색하는 식이다. 주로 기술적 오류 사항에 대한 조치 방법을 찾을 때 쓴다. 그래서 모듈 기초를 공부할 때는 굳이 처음부터 볼 필요는 없긴 하다.

 

다만 주요 기능에 대해 더 깊숙하게 설명한 자료도 많기 때문에 나는 꽤 자주 검색해본다.

 

 

 

(3) 비즈니스 관련 교과서

 

회계원리나 관리회계는 워낙 좋은 책이 많아서 아무 거나 사서 읽어도 좋다. 회계사나 세무사 시험 학원가에서 유명한 분들이 쓴 훌륭하고 좋은 책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수험서이기 때문에 실무와는 꽤나 동 떨어진 부분이 아쉽다. 

 

주제별로 깊숙하게 공부하고 싶을 땐 "혼그린의 원가회계", "혼그린의 관리회계" 책이 좋았다. 이 두 책은 수험서보다는 '회계학'에 가까운 내용이어서 학술적인 느낌이 강했다.

 

실무적으로 들어가보자면 『다양한 산업에서의 관리회계 실무』란 책과, 최근에 나온 『실전! ERP 원가관리』라는 책도 읽어봤는데 꽤 좋았다. 학술적 내용을 실무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 좋다고 생각한다.

 

학술적이든 실무적이든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친 건 그다지 좋지 않다고 본다. 이 책들은 지금도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나 이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참고하고 있다.

 

그 외에 ERP와 관련한 책들도 몇 가지 읽어봤는데 재미 있는 게 꽤 있었다. 『회장님도 모르는 ERP의 비밀』, 『ERP 컨설팅 주변 이야기』 같은 책이 재밌었다. 실무 사례가 풍부하고 저자 자신의 이야기나 경험이 생생해서 재밌었다.

 

 

 

(4) 나만의 매뉴얼 만들기

 

(1)~(3)까지의 참고 자료를 종합해서 나만의 매뉴얼을 만든다. 이 때는 단순히 글만 쓰는 게 아니라 직접 시스템에서 수행해보면서 해당 내용을 캡쳐까지 한다. 가능하면 (이 블로그에서 하는 것처럼) 도식화된 그림도 그려본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나는 이 매뉴얼화를 위해 에버노트를 사용한다. 다른 분들을 보니 MS 원노트를 쓰거나 노션을 쓰거나 하시더라.

 

내 경우 이런 식으로 축적한 노트가 500개 정도 된다. 모든 내용을 머릿속에 넣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까먹었을 땐 과거에 내가 작성했던 노트를 찾아 보기도 한다. 꽤나 유용하다.

 

지금까지 회사 생활하면서 심리적인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여기서 더욱 더 심화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다음 글도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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