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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 프로젝트

AI가 내 블로그도 먹어치울 것인가? 이제는 뭘 공부하지?

1. SAP 지식은 왜 블로그가 아니면 배우기가 힘들게 된 걸까?

 

2021~22년 무렵 블로그를 꽤 열심히 썼었는데, 요즘은 글이 많이 뜸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어요.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SAP CO와 관련된 구전 지식이나 잘못 전해지는 개념들을 정리해보고 싶은 욕구가 컸습니다. 아시다시피 SAP는 진입 장벽이 높아, 몇몇 관문을 넘지 않으면 배우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1. 회사에 들어가야만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2. 어렵게 입사해 시스템에 접근하더라도, 원하는 IMG나 설정을 구성해서 지식을 습득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모듈의 세팅까지 건드려야 하거나, 테스트용 샌드박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3. 어떤 회사는 관료적인 제약 때문에 테스트 자체를 막아두기도 합니다.

이런 장벽들 때문에, 결국 구현에 필요한 실전 지식은 여러 프로젝트를 거친 일부 컨설턴트들이 독점하는 구조가 되었죠.

물론 SAP PRESS 교재나 SAP HELP 문서를 통해 이론적인 접근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직접 따라 해보지 않으면 그 지식은 살아있는 지식이 되지 않아요.

 

그 결과, 엉뚱한 내용이 퍼지기도 하고, 예를 들어 자재원장의 결산 분개 같은 건 소수의 사람만 아는 마법의 블랙박스가 되어버립니다. (저는 여전히 이걸로 밥벌이를 잘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리고 시장에서는 익숙한 방식만 반복 적용하는 컨설턴트들이 점점 늘어났고요.

 

예를 들어 CO-PA만 해도 그렇습니다.
Costing-based, Account-based(Margin Analysis), Combined 등 각각의 방식은 상황에 따라 구분해서 써야 하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산업 특성이나 시스템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Costing-based만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Combined PA, Group Valuation, Primary Cost Component, 연산품/부산물 결합원가 계산 같은 주제는 더 이상 겁먹지 않고 시도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End-to-End로 설명드렸으니까요.

 

하지만, 언제까지 SAP 지식을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배워야 하는 걸까요?

 

2. Chat GPT가 SAP Note만 접근됐더라면

ChatGPT가 아직 SAP Note의 내용을 학습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만약 그게 가능했다면, 블로그를 통한 학습은 정말 큰 의미가 없어졌을지도 몰라요. 훨씬 더 효율적인 과외 선생님이 생기는 셈이니까요.

 

굳이 SAP Note가 아니더라도, SAP PRESS 교재만 업로드해놓고 물어보는 방식만으로도 기존 블로그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설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올려놓고 쓰기만 해도 말이죠.

 

그리고 추측컨대, GPT가 이미 제 블로그의 내용도 냠냠 먹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물어보면 이렇게 답하긴 하지만...

 

 

이렇게 물어보면 이렇게 답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제 블로그의 글을 다 읽겠습니까, 아니면 AI를 통한 요약본을 읽겠습니까? SAP CO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후자를 선택할 겁니다.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게 우선이니까요.

 

하지만 아직 GPT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SAP의 핵심 지식들이 HELP 문서나 Note 속에 깊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SAP Note에는 디테일한 기술 설명이 정말 많거든요.

 

만약 AI가 SAP Note를 직접 검색하고 요약해줄 수 있다면 지식의 전달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그건 SAP의 지식재산권이기 때문에 쉽게 내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SAP가 직접 만든 AI는 어떨까요?

 

3. 그럼 Joule은?

그래서 요즘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게 SAP의 AI 서비스인 Joule입니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Joule은 다음처럼 사용자 유형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1. Joule for Business User

2. Joule for Consultant

3. Joule for Developer

 

그 중에서도 'Joule for Consultant'

 

https://www.sap.com/korea/products/artificial-intelligence/ai-assistant/sap-consulting-capability.html

 

SAP의 표현을 빌리자면 "10년간의 컨설턴트 교육에 해당하는 지식 기반"을 바탕으로 동작한다고 합니다.

 

솔직히, 요즘 AI가 몇십 년 공부할 분량도 몇 시간 안에 압축해버리는 걸 보면 ‘10년치 교육’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무서워서요.

 

아직 Joule이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수준의 ChatGPT가 SAP Note에만 접근할 수 있어도,
생산성과 업무 방식이 크게 바뀔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4. 올해는 뭘 공부할까

올해 공부하고 싶은 게 많아서 남은 기간 내에 다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욕심만으로는 하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습니다.

 

1. Joule 세 가지 방식 모두 체험해보기 (그리고 정리하기)

2. Joule뿐만 아니라 Cursor AI 등과 결합해 개발 환경에서 AI 활용해보기

3. RAP와 연계해서 ERP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해보기 (이 때도 AI 활용)

 

원래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SAP PS를 더 깊게 공부하려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AI 변화가 너무 빨라서 이걸 빨리 배워두는 게 장기적으로 제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더 흥미롭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간 쉽게 배우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BTP나 웹 연계 개발 영역도 AI와 함께라면 훨씬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남는 시간에 BTP를 설정한다거나 Cloud Connector로 연결해본다거나 이런저런 준비 작업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는데요. 이런 내용들은 제 블로그 주제랑은 일단은 멀어서 개인 노트로만 정리하고 있습니다.

 

 

뭐 이런 것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모든 준비가 갖춰졌을 때, "지금까지 쌓아온 SAP CO 지식과 결합해 무슨 새로운 걸 만들까"를 생각하면 아주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작년 한 해가 PI 프로젝트를 통해 장표 구성력과 논리력을 쌓았던 해였다면, 올해는 이렇게 기술 스택을 쌓는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주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고 다시 PI 프로젝트를 또 한다면? 더 재밌겠죠.